유서(遺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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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뭐가 뭔지 모르겠다.
 

수십억광년의 거리에 있는 별이 존재한다는 그 넓고 깜깜한 우주안의 아주 작은 별 지구, 또 수십 억 년 전에 이미 존재했다는 바로 이 지구에 바글바글 움직이는 미물로 태어나서 살다가는 죽고 또 어떤 이는 태어나고...... 

모든 것을 제쳐두고라도 암튼 우리네 사람의 존재라는 것은 달에서 본 새파란 둥근 혹성 위에 바글바글 살아가고 있는 미물임에 틀림없다. 

수십 억 년의 지구 역사 중 겨우 150년을 못 살 정도로 아주 짧은 시간을 살고 죽는 존재일 뿐... 

어쨌든 난 이제 얼마 안 있으면 앞서 가신 분들이 가셨듯이 나도 이 세상을 떠날 수밖에 없다. 

다른 나라 사람들의 일로만 생각했던 유서라는 것을 오늘 직접 써본다.

이제 겨우 오십 여년을 살고 이 생을 마감하는구나! 

여보! 이 못난 남편을 평생의 반려자 이른바 남편이라고 선택을 해준 고마운 마음씨는 지금 이 순간에도 정말 잊을 수가 없구료... 

이제껏 보여준 당신의 순수하고도 커다란 사랑은 오늘 밤 모두 내 눈물 되어 이 종이위에 마구 떨어지는구료... 하염없이~~

이제 당신에게는 무기수가 20여 년간 옥살이를 하고 감방을 막 나서는 것처럼 홀가분한 기분으로 구속에서 해방되는 기쁨이 조금이라도 있기를 바라오! 

나 때문에 그동안 맘고생도 심하고 어느 하나 마음대로 하지 못했던 것을 이제 맘적으로라도 해방되어 맘껏 나래를 펴보기를 .... 

다만 항상 행동할 때에는 내가 옆에 있는 것처럼 나와 독백으로 상의하고 평소 때 느꼈던 나의 대답을 듣고 참고한 후에 행동하기를 바라오. 

몇 푼 안남은 재산은 모두 당신과 두 아들에게 물려 줄테니 모든 관리는 당신이 하구료. 

항상 이야기하던 대로 두 아들에게는 아주공평하게 1/2씩 나누어 주고 얼마 되지 않은 재산 때문에 형제간에 다툼이 일지 않도록 각별히 조심하구료! 

또한 스스로 일어서는 자생력이 물려받은 재산으로 말미암아 싹뚝 잘라지는 잘못은 범하면 안되겠지요. 

나로부터 받은 얼마 안 되는 재산이 조금이라도 힘이 되어 가속력을 밟는데 아주 요긴하게 일조를 하면 그것으로 나는 더 이상 바랄 것이 없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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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아! 정인아!

그동안 큰 무리 없이 잘 자라줘서 많이 고맙다. 

이제 이 세상에 아빠가 없더라도 마음 굳게 먹고 아빠가 옆에 있을 때보다도 더욱더 성실하게 생활을 해주었으면 좋겠다. 

평소 때 유머를 섞여 가며 때로는 친구처럼 때로는 시골의 훈장선생님처럼 가르쳤던 아빠의 가르침과 정신을 결코 벗어나지 말기를 바란다. 

항상 어머니를 먼저 챙겨야하고 또 그것은 마음으로만 하지 말고 행동으로, 표현으로 하거라. 

엄마가 나이가 들수록 더욱 더 그래야 한다. 

정현아! 정인아! 두 형제는 절대적으로 우애가 있어야 한다. 

절대로 싸우지 말고 항상 서로 배려를 해야 한다. 아빠가 없는 대신 서로 아빠가 되고 서로 친구가 되거라 어려울 때는 서로 보살피거라. 

아빠가 물려주는 얼마 안 되는 재산은 궁극적으로는 1/2씩 나누어 줄 것이다. 그 돈은 없는 셈치고 아주 필요할 때 요긴하게 사용하거라.  

처음에는 다소 어려울지라도 혼자 힘으로 서기를 바란다. 바로 그것이 너희들이 험난한 생을 살아가는데 있어서 평생토록 중요한 힘이 된다는 것을 아빠는 잘 알기 때문이다. 

어느 누구로부터도 일정범위를 벗어나는 돈은 빌리지도 말고 빌려주는 일도 삼가거라. 

이 부분 이해가 안 되면 그냥 외워라! 

가족이외의 친척들 간에도 자주왕래를 하고 절대 소홀히 하지 말거라 

이글은 아마도 아빠가 이미 이 세상에 없을 때 너희들에게 읽혀질 것이다. 

너희들이 향후 장가갈 때 또 아기를 낳을 때 등등을 대비해서 그 시점을 기준으로 미리 편지를 써 두려고도 생각을 했지만, 너무 잔인한 것 같아서 그런 일은 안하기로 했단다. 

다시 한 번 마음을 굳게 가지거라.... 

그 동안 아빠는 많이 행복했단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우리 가족들 때문에.....! 

이 유서는 평소 때 꼭 필요하다고 마음먹고 있던 터에 며칠 전 친구가 아무런 예정도 없이 돌연사하여 세상을 떠나 문상을 다녀온 이후 꼭 필요하다고 생각이 되어 써 본 유서이다. 앞으로는 매년 이런 유서를 쓸 생각이다.(02-536-27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