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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도의 집중력… 누구나 쉽게 ‘나이스 큐!’
| 순간순간 상황 파악 ‘정신 건강’에 도움 |
| 엄주엽기자 ejyeob@munhwa.com | 기사 게재 일자 : 2010-06-04 13:56 |
다양한 생활스포츠가 대중화되기 이전 직장인이나 대학생들이 가장 쉽게 접할 수 있었던 ‘놀이’가 당구였다. 직장인들이 담배를 물고 자장면을 시켜먹으며 당구를 치는 ‘당구장 풍경’은 요즘 많이 변했지만 그 강력한 인상은 지워지지 않는 모양이다. 당구장이 유흥오락 시설에서 생활체육 시설로 바뀌었지만 여전히 청소년 유해시설로 분류돼 있다. 최근 법원은 ‘학교 앞 당구장 영업을 허용해 달라’는 소송에 대해 ‘청소년에겐 당구장이 아직 유해시설’ 이라는 판결을 잇따라 내놓았다. “당구만큼 건전한 스포츠가 없어요. 남성직장인 뿐 아니라 주부나 노인들도 당구를 배우면 정신건강에 좋아요.” 한국 당구의 산증인이자 당구를 정식 스포츠와 생활체육으로 이끈 임영렬(73) 국민생활체육전국당구연합회 회장은 당구 얘기만 나오면 끝이 없다. 임 회장은 “적은 비용으로 남녀노소가 즐기면서 심신에 좋은 스포츠가 당구”라고 말한다. 당구장의 분위기가 바뀌게 된 계기는 1990년대 초·중반 ‘포켓볼’이 들어오면서부터. 포켓볼이 등장하자 ‘남성 전용구역’처럼 돼있던 당구장에 색다른 당구대가 등장하고 여성들이 출입하기 시작했다. 포켓볼도 임 회장이 1990년대 초반 한국과 일본, 대만의 경기를 유치하면서 국내에 본격 소개됐다. 우리나라 초창기 포켓볼 멤버면서 서울 서초구 방배동에서 포켓볼전용클럽을 운영하는 김주찬(37)씨는 “지금은 없어졌지만 90년대 초반 압구정동에 ‘퀸’이라는 포켓볼장이 처음 생겨났고 일반 당구장에서도 포켓볼 당구대가 등장하기 시작했다”며 “90년대 중·후반에 크게 붐을 이루다 지금은 마니아층의 당구종목으로 자리잡았다”고 설명했다. 현재 서울에는 15개 안팎의 전용클럽이 운영되고 있다. 여전히 우리나라에선 남성들의 4구당구가 대세지만, 포켓볼은 전국에 400여개의 동호회가 있고 거의 매주마다 전국 어느 곳에서든 대회가 열린다. 당구연합회가 주최하는 전국규모 대회는 연 5∼7회 정도다. 이처럼 당구의 한 종목인 포켓볼은 외국에선 풀볼(pool ball)이라고 불린다. 당구대 위에서 15개의 적구(컬러 볼)와 1개의 수구(흰공)로 게임이 이루어지며 적구를 차례대로 구멍(포켓)에 넣으면 득점을 하는 게임방식이다. 따라서 일반의 4구당구나 3쿠션과 달리 당구대 크기도 다를 뿐 아니라 각 모서리와 직사각형의 긴 레일 중앙에 모두 6개의 구멍이 나있다. 당구종목이 그렇지만 포켓볼도 고도의 집중력과 예측력이 필요하고 유연하면서도 순간적인 파워를 필요로 하기 때문에 특히 정신건강에 도움을 준다고 알려져 있다. 포켓볼 경력 10년으로 지도자로도 활동중인 김상철(39)씨는 “포켓볼은 4구당구에서는 맛볼 수 없는, 공이 구멍에 들어갈 때의 성취감이 그만이다”면서 “3쿠션 등에 비해 쉽기 때문에 여성들이 배우기가 좋다”고 말했다. 포켓볼이 젊은이들의 스포츠로 인식됐지만 근래에는 노년층에서도 많이 즐긴다. 특히 관절이나 근육에 무리가 가지 않고 치매예방에 좋다는 소문이 돌면서 노인인구가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시·군·구의 노인복지관에서 포켓볼 강습회가 자주 열린다. 이종석 서울당구연합회 회장이 강습하는 종로구복지관에는 수백명의 노인들이 몰린다. 한 경기를 하면 보통 1㎞ 정도를 걷는 효과를 얻게 돼 하체운동에도 좋다. 포켓볼 실버대회도 요즘 성황리에 열리고 있다. 엘리트 스포츠로서 포켓볼이 자리도 잡아가고 있다. 포켓볼은 1998년 방콕아시안게임에선 10개의 금메달이 걸린 당구종목 중 하나로 채택되기도 했다. 요즘에는 중·고교와 대학에 팀이 생겨났고 차유람(23)을 비롯해 자넷 리(38), 김가영(26) 등 세계 최고수준의 국가대표 ‘스타’들도 등장했다. 요즘 포켓볼 전용클럽에서는 10분당 1700원 안팎의 요금이 든다. 서너명이 쳐도 1만원 남짓밖에 이용료가 들지 않는다. 다른 생활스포츠와 비교해 저렴하고 접근성이 좋은 것도 포켓볼의 장점이다. 엄주엽기자 ejyeob@munhwa.com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