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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약]

나와 당구라는 인연이 어디서부터 시작되었는지 곰곰이 생각해보았다. 직장생활을 시작하며 아주 우연치 않은 기회에 당구를 처음 접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20대 중반쯤 친하게 지내던 동생과 함께 killing time으로 집근처의 “토마토”라는 포켓당구장에 가게 되었다. 처음엔 그냥 룰도 모르고 마구잡이식 포켓볼을 치게 되었고 차츰 차츰 포켓에 대한 매력에 빠졌던지 욕심이 생기기 시작했다.


당연히 큐를 잡는 시간도 늘었고 당구장에 가는 횟수도 늘기 시작했다. 그런 모습이 보기 좋았던지 당구장 사장님이 짧은 포켓볼에 대한 지식과 정식 룰에 대해 알려주셨고, 하나하나 알아가는 깨달음에 빠져들고 있었다. 몇 달 후 나의 생활 패턴이 자연스럽게 변하게 되었음을 알았다. 직장업무를 마치고 포켓볼을 치기 위해 당구장에 방문하여 큐를 드는 순간부터 체력이 바닥날 때까지 새벽 3~4시까지 기본으로 공을 치기 시작하며 당구의 매력에 푹 빠지게 되었다. 나의 당구 인생은 이렇게 시작된 것 같다.


94~95. 포켓동호인과 함께(좌로부터 양화실, 유경림, 이귀영, 김희연).jpg

(포켓볼 친구들과 함께)

[발상의 전환]

포켓볼이란 게임을 즐기며 나에 대해 좋은 점을 알게 되었다. 하나를 시작하면 끝을 봐야하는 오기와 진념……. 집이 이사를 하게 되며 주변 인근의 포켓동호회를 검색하여 가입하게 된 ‘포켓볼왕국!’ 나에게는 동호회 첫 가입이라는 부푼 꿈이 있었다. 동호회 활동을 하며 알게 된 지인들의 격려와 가르침으로 어느덧 나는 이런 모습을 하고 있었다……. 안 되는 공을 될 때까지 10박스 20박스 연습에 연습, 연습벌레가 되어 있었고, 이런 모습에 주위 분들의 조언은 더해지고 그해 나는 처음으로 대회에 나가게 되었다.


아직도 잊지 못하는 나의 첫 대회에서 눈물을 보이고 말았지만 그 계기로 대회와 연습을 더해가며 배우기 위해 당구의 가르침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라도 달려가곤 했다. 이렇게 당구계에 정식 입문하게 되었고, 동호회 활동을 하며 수많은 열정과 온기를 포켓볼에 쏟았다. 해가 가고 시간이 흘러 3년이라는 시간이 훌쩍 흘렀다.


[공간]

당구에는 좌절도, 눈물도 있다. 조금씩 회의를 느꼈다. 그때 동생의 권유로 겨울스포츠의 꽃 스노보드를 알게 되었고, 마찬가지로 나의 열정과 끼는 어쩔 수 없었나 보다. 그렇게 애틋하게 다가왔던 당구를 접고 보드의 매력에 빠져 당구를 잊고 있었던 것이다. 큐를 처음 샀을 때의 뿌듯함과 말할 수 없을 정도의 전율을 느꼈던 그런 큐를 팔기까지 했다. 지인들과 조금씩 거리가 생겼고 안부를 물을 때마다 “다시 큐 안잡을 꺼야?” 이런 물음을 수십 번씩 듣곤 했다. ‘공간이 생긴 것이다.’


[ing...]

어느덧 공백기가 3년 정도 흘렀다. 친구들의 모임에 가끔 참석하여 포켓볼을 치며 다시금 생각했다. 다시금 큐를 잡고 싶다는 생각.... 쉽지 않았다. 공백기가 있던 터라 예전만큼의 스트록, 포지션 등 모든 게 쉽지 않았다. 마침 어깨인대 부상으로 쉬고 있던 난 쓰리쿠션에 대해 알게 되었다. 쓰리쿠션은 포켓과는 여러모로 틀린 점이 많았다. 똑같은 공을 쳐도 밀어치고, 끌어치고 회전에 따라 공들은 테이블에서 자유자재로 움직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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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가을 화촉을 밝힐 오두성씨와 함께)

매력적이다. 인덕이 있었던지 쓰리쿠션 동호회에 가입하게 되었고 쓰션인에서 좋은 오두성씨를 알게 되었다. 오두성씨를 스승으로 하고 다시금 큐를 잡고 쓰리쿠션에 도전해 보기로 했다. 연습에 연습, 나의 도전은 또 시작된 것이다. 쓰리쿠션의 여성부에서 Top을 꿈꾸며 말이다. 하루하루 장거리를 운전하며 구장에 도착하여 연습에 치중하며 한 달, 두 달을 보냈다. 드디어 쓰리쿠션 첫 대회! 보기 좋게 예탈했지만 “첫술에 배부를리 없다.”는 옛 속담처럼 하나하나 재정비에 나섰다.


노란공, 하얀공, 빨간공이 테이블을 돌며 득점에 성공할 때의 모습을 생각하며 쓰리쿠션의 매력에 빠져들 때쯤이다. 내가 쓰리쿠션을 배우며 큐를 잡은 지 언 9개월 지난 7월 13일  ‘김치빌리아드배 여자3쿠션대회’에 참가하게 되었고, 집중에 집중을 거듭하고 혼신의 힘을 다해 3위에 입상하게 되었다. 설마 이날이 이렇게 빨리 찾아오리라곤 상상도 하지 못했다. 정말 떨리고 긴장되는 순간이었다.


내 인생에 있어 당구가 무엇이냐고 물으면 나는 서슴없이 “동반자”라고 대답할 것이다. “어떤 행동을 할 때 짝이 되어 함께 하는 사람”이 사전적 의미 그대로 내가 숨 쉬는 동안은 함께해야 할 것이며 내가 숨이 끊기는 날 나의 동반자도 떠날 것이다. 과장되었지만 “나의 인생에 있어 당구는 ing....다.”


마지막으로 제가 여기 까지 올 수 있게 도와주신 쓰션인 동호회 회원들과 나의 또 하나의 동반자가 될 오두성씨에게 이 기회를 빌어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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