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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이지 내가 포켓볼대회에서 우승할 줄은 꿈에도 상상하지 못했다. 포사모-재즈배 애니콜게임 결승전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대전의 송미숙 언니에게 28:25로 아슬아슬하게 역전승하며 우승 트로피를 품에 안았던 기억은 아마도 평생 잊지 못할 것 같다. 그때의 인연으로 전국의 스포츠빌리아드 독자들에게 나를 알린다는 것이 무척 쑥스럽기도 하지만, 좋은 추억이 될 것 같기도 하여 무척 맘이 설레인다.
내가 처음 큐를 잡은 건 고등학교 1학년 때였다. 정말 포켓볼이 무엇인지 아무것도 몰랐지만, 친구들과 어울려 예쁘고 알록달록한 포켓볼을 치고 노는 것이 나에게는 마냥 즐거웠다. 운동에 영 취미가 없는 나에게 포켓볼은 별로 힘도 들지 않았고, 내 또래의 여자아이들이 어울려 즐길 수 있는 흥미진진한 게임이었던 것이다. 어느 날 포켓볼을 치러 갔다가 옆 당구대에서 정말 포켓볼을 잘 치는 사람을 보곤 “나도 저렇게 포켓볼을 잘 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포켓볼을 제대로 한 번 배워보자는 욕심이 생겼고, 2006년 1월 인터넷을 뒤져 동호회를 검색한 뒤 포왕(포켓볼왕국)에 가입했다. 포켓볼을 어디서 가르쳐 주는지도 몰라서 손쉽게 접할 수 있는 동호회를 선택한 것인데, 포켓볼왕국 동호회가 상주하는 건대역 비바체포켓클럽도 무척 맘에 들었다. 숫기가 없고 낯가림을 하는 나에게 처음 동호회 활동은 많은 용기가 필요했었지만, 회원들의 따뜻한 배려 덕분에 쉽게 적응할 수 있었다.
다른 사람들이 잘 치는 게 마냥 신기하고 부러웠다. 강습을 받고 포켓볼을 조금씩 배워나가면서 “내가 치던 건 그냥 공 맞추기였구나.” 하는 생각을 들었다. 포켓볼이 이렇게 정교한 스포츠 인줄 모르고 막연하게 “그냥 조금만 연습하면 잘 치겠지.” 하던 생각은 너무나도 큰 착각이었던 것이다. 가입하자마자 나는 핸디 2점을 받았는데 그땐 그게 뭔지도 몰랐다.
자세를 고치고 각을 재는 연습을 하고 당구 용어도 조금씩 알아가고 그런 것들이 너무 너무 재미있었다. 첨에는 일주일에 한 번씩 나갔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일주일에 두세 번으로 늘어났고, 나중에는 시간만 나면 비바체포켓클럽으로 달려갔다. 최근에는 몇 주 동안 매일 출근(?)한 적도 있었다.
비바체포켓볼클럽에 토나토(토요일 나이트 토너먼트)가 처음 생기고 한참 뒤에나 용기를 가지고 출전을 한 적이 있었다. 포켓볼대회에 출전하고 싶어서 경험삼아 토나토 먼저 나가보았는데, 다른 동호회 회원들과 게임을 해본 적은 처음이었다. 보통 리그 때와는 너무도 다를 엄숙하고 조용한 분위기에 너무너무 놀랐다. 막상 경기에 들어가니 긴장감 속에 심장이 터져 나가는 줄 알았다. 그런데 한 경기씩 치를 때마다 더 집중력이 생기며 포켓볼의 또 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었다.
대회에 한 번씩 출전할 때마다 얻어지는 가르침들. 그런 것들이 나에겐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고, 포사모-재즈 애니콜대회에서 우승을 할 수 있는 발판이 되었던 거 같다. 우승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은 많이 해봤는데 정말 그렇게 되리라고는 꿈에도 몰랐고 결승에서 마지막 공을 넣을 때의 내 기분을 잊을 수가 없다.

이젠 당구 없는 삶은 살지 못할 거 같다.
아직 배워야할 것들도 많고 더 성장해나가고 싶다.
치면 칠수록 당구가 더 좋아지고 더 잘치고 싶고 그냥 당구를 치는 게 너무너무 좋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