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후의 일격

 

9볼 경기에서 승패를 좌우하는 9번공......

그 9번공이 어렵게 배치되었을 때 참으로 난감한 마음이 든다. 수구와 적구가 멀리 떨어져 있고, 공을 넣을 두께가 나오질 않고, 설상가상으로 뱅크샷을 하기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라면 최후의 일격을 가해야하는 때가 온 것이라고 보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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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도>를 보면 앞서 설명한 상황이 그려져 있다. 이 배치에서 과연 어떤 선택이 가장 현명한 것일까? 9번공이 레일쿠션에 붙어있다면 강한 회전력으로 걸어치기를 시도해 볼 수 있겠지만 조금 떨어져 있는 9번공을 공격할 마땅한 방법이 없다.

 

포켓볼세상2.jpg  이 상황에서 대부분의 중급자들은 <그림1> 과 같이 적구의 왼편을 최대한 얇게 맞춰서 수비를 시도 할 것이다.

 

그러나 이 샷은 여러 가지 단점이 있다. 첫째로 매우 얇게 치지 않으면 안 되는 부담 때문에 아예 공을 맞추지 못하고 파울을 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멀리 있는 공을 약하게 쳐서 최대한 얇게 맞춘다는 것이 여간 까다로운 게 아니다. 둘째로 파울을 두려워 한 나머지 자칫 조금이라도 두껍게 맞았을 경우에는 공배치가 평이해질 가능성이 많다.

 

<그림2>를 보자. 이 상황에서 최후의 일격을 가할 수 있는 묘수풀이샷이다. 이는 필자가 약7년 전 전일본선수권대회에서 에이프렌 레이어스 선수와 경기 중에 그가 구사한 샷이다. 레이어스 선수의 이 샷을 보고 필자가 예상치 못한 것이었기에 매우 감탄했던 기억이 난다. 3쿠션에서 앞돌려치기를 짧게 구사하는 것과 흡사한 샷으로 수구와 적구를 다시 원위치로 되돌려 놓는 수비 샷이다.

 

이 샷의 장점은 첫째로 상대에게 어려운 공의 배치를 줌으로써 이닝을 따낼 가능성이 높아지고, 둘째로 멀리 있는 공은 오히려 적당히 강한 샷을 구사해야 더 정확한데 이에 걸맞으며, 세째로 약 60%의 두께를 맞추는 공이기 때문에 두께에 대한 부담감이 없다는 장점이 있다. 네째로 적구가 3쿠션이후 4쿠션 째에서 사이드 포켓에 들어가는 경우가 있어 일종의 투 웨이샷이라 할 수 있고, 다섯째로 성공했을 경우 경기흐름을 자기 페이스로 끌어낼 수 있는 묘한 힘을 가지고 있고, 상대선수는 데미지를 입을 수 있다.

에이프렌 레이어스의 선택에는 충분한 이유가 있을게다.

 

<그림2>가 레이어스의 선택이라면 <그림3>은 프렌시스코 부스타만테의 그야 말로 최후의 일격이다. 필자가 2004년도에 역시 전일본선수권 대회에서 한 일본 선수와 부스타만테의 경기를 관전한 바 있는데 이때 그는 킥샷으로 9번을 넣었다. 이 상황에 킥샷을 하는 것은 풍부한 경험과 충만한 자신감 없이는 성공은 물론 시도조차 힘든 일이지만 그의 선택은 과감했다. 특이할 만한 점은 하단 당점을 사용해 비정상적으로 짧은 반사각을 만들어 킥샷을 했다는 것이다. 이유는 9번공의 두께를 맞추는 확률을 조금이나마 높이기 위해서다. 킥샷이라 해도 얇게 치는 것 보다는 조금이라고 두껍게 맞는 편이 낫다고 생각한 것이다.

승패를 결정짓는 마지막 하나의 공 9번.

그 공이 어렵게 배치될 때의 답답함은 다 말할 수가 없다.

하지만 그 때에 가하는 최후의 일격이 더욱 짜릿한 것도 사실이다.